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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싹한 이야기

유치원교사가 말해주는 실화괴담 -1 첫번째, 지금은 디자인이 바뀌였지만 과거 90년대에는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가방에는 유치원 전화번호가 크게 써져있었어. 그리고 뭐뭐 유치원이라며 글자도 크게 나와 있었지. 그게 미아 방지용인데,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만약 그 아이가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생겨 미아가 되었을 경우 혹시나 행인이나 경찰관이 그것을 발견하고 신고하기 위한 용이였어. 아무튼 거기에 얽힌 조금은 섬찟한 사고가 있었어. 당시는 90년대 후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엔 A라는 애가 잇었어. 일단 A라는 애는 조금 난폭한 애였는데, 다른 원생을 괴롭히거나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욕을 막 해대서 엄마를 비롯한 다른 교사들도 싫어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라는..

대학생 시절 이야기다. 친구 A에게 먼 곳에 사는 여자친구가 생긴 듯 했다. 매일 같이 염장이나 질러대서 지긋지긋했다. 어느날, A네 집에서 놀던 때였다. 새벽 2시쯤이었을까. A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 그러자 나랑 마찬가지로, A의 염장질에 질릴대로 질려 있던 친구 B가 이런 제안을 해왔다. [A 휴대폰에서 A 여자친구 번호 찾아서, 장난전화라도 해보자.]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짓이고, 반성도 하고 있다. 하지만 술이 들어가기도 했고, 그때는 어쨌건 나도 흥에 취해 있었다. A의 휴대폰을 찾아 몰래 열고, 일단 문자를 좀 살펴보기로 했다. 슬쩍 보니 달달한 내용 투성이였다. 보낸 문자함에도 비슷한 내용이 산더미 같아서, 나와 B는 낄낄대며 웃어버렸다. ..

매일 출퇴근할 때 지나는 길이 있다. 시골이기에 교통량도 별로 없고, 걸어다니는 사람은 더더욱 보기 어렵다. 하지만 길 폭만큼은 쓸데없이 넓은, 시골이기에 있을 법한 우회도로다. 고등학교 무렵부터 스물 일곱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매일 같이 다니는 길이었기에, 그날도 별 생각 없이 차를 타고 출근했다. 출근할 때는 아무 일 없었다. 문제는 퇴근길이었다. 그날은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퇴근하게 됐었다. 아마 밤 11시 무렵이었을 것이다. 가로등도 변변한 게 없는데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차도 별로 없었다. 당연히 걸어다니는 사람 같은 건 한명도 없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키 큰 사람 하나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이런 시간에, 이런 어두운 길에서 산책이라도..